
현대인의 뇌는 끊임없이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생각의 강물'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국내 최초 마음챙김 명상 앱 마보 대표 유정은은 명상이 단순히 몸을 이완하는 기법이 아니라, 자극과 반응 사이에 '알아차림'이라는 공간을 만드는 정신 훈련임을 강조합니다. 조직 인사 컨설턴트로 일하며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그의 통찰은, 뇌과학이 밝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원리와 결합되어 명상의 진짜 효과를 설명합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쓸데없는 생각의 정체
21세기 뇌과학자들이 밝혀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는 우리 뇌가 특별한 과제 없이 휴식을 취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멍때리는 것과 명상이 뭐가 다릅니까?"라고 질문하는데, 바로 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멍때림'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 뇌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를 끊임없이 만들어냅니다. 과거의 기억을 통합하고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기능이지만, 문제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때 발생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고, 부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마보 명상 앱의 트래픽이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가장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들은 누워서 "내일 회사 가기 싫어", "내일 가면 내가 그 인간 또 봐야 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마치 막장 드라마를 욕하며 보듯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유정은 대표가 조직 인사 컨설턴트로 일하며 목격한 상무와 부장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상무는 악의 없이 부장을 공개적으로 지적했지만,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의도로 얘기를 하면 상대방도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의 감옥 안에 갇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자동화된 반응 패턴은 우리를 무지의 영역에 가두고, 습관적인 생각들을 따라가게 만듭니다.
알아차림: 생각의 강물에서 빠져나오는 힘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명상(meditation)은 현대 심리학과 뇌과학에서 넓은 의미로 'mental training', 즉 '정신 훈련'이라는 용어로 쓰입니다. 따라서 마음챙김 명상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상태를 지속하기 위한 정신 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명상이 경험의 영역이지 지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호흡에 주의를 모으는 짧은 명상 실습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호흡의 감각만 느끼지 못합니다. 눈을 감자마자 '의자 딱딱하다', '불편하다', '덥다', '춥다'와 같은 몸의 감각들이 느껴지고, '이따 뭐 먹지?', '이거 언제 끝나는 거지?'와 같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많은 초보자들은 이런 경험을 하면 "역시 나는 명상이랑 안 맞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을 아주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의 첫 번째 중요한 원리는 바로 이것입니다. 명상은 생각을 하지 않는 연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연습입니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려고 할 때 '내가 지금 몸에서 이런이런 감각이 있네', '이런이런 생각이 떠오르네'라고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명상입니다. 우리는 늘 생각의 강물에 빠져 있고, 그 강물에서 허우적대며 내가 원하지 않는 생각이나 행동에 반응합니다. 하지만 짧은 순간이라도 생각의 강물에서 빠져나와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리면, 이제 우리의 생각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게 됩니다. '어, 내가 또 내가 싫어하는 사람 생각하고 있네? 아, 그러지 말고 이번 휴가 때 어디로 갈지 그런 기분 좋은 생각이나 하자'라는 선택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선택: 빅터 프랭클의 통찰
마음챙김 명상의 두 번째 중요한 원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어떤 생각도 그것을 따라갈지 말지에 대한 선택권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바로 자극과 반응 사이에 이 '알아차림'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연습입니다.
마보 명상 수업에 참여한 한 직장인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는 상사에게 다른 팀원들 앞에서 한번 크게 지적을 받은 후, 그 상사만 보면 가슴이 뛰고 긴장되며, 다른 팀원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 매일 아침 회사 가는 것이 지옥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사는 본인한테만 그랬던 것 같으세요?"라는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상사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사람들 있는 데서 마음에 안 들면 계속 지적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아, 이거 나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의 진짜 효과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현실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생각의 감옥 안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건 내 잘못이야', '이건 내가 더 잘했어야 했어'라고 과거에 대한 후회에 붙잡혀 있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반대로 '이거 내 잘못이 아니야', '이건 저 사람 잘못이야', '이건 내가 맞아'라는 생각에만 갇혀 있으면 우리는 남을 괴롭히는 꼰대가 되기 시작합니다. 명상을 시작하고 머릿속에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나둘씩 알아차리기 시작하면, 내 생각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늘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가만히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을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생각을 따라갈지 말지 하는 결정을 하는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율 주행 모드로 살아왔는지, 늘 습관적인 생각들을 따라가면서 살고 있었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늘 하던 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습관에서 벗어나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알아차림의 공간을 넓히기 위한 마음챙김 명상이라는 훈련을 통해서입니다. 명상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외부의 자극에 지금까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고, 잡념이 떠올랐음을 알아차리는 그 순간이야말로 명상의 핵심이자 시작입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만드는 부정적 반추에서 벗어나 알아차림의 공간을 넓혀갈 때, 우리는 비로소 생각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출처]
유튜브 '세바시 강연'의 '(Kor, Ch) 마음 챙김, 당신을 챙김'(원작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필자만의 문체로 완성했습니다.)